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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널은 줄일수록 좋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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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기획하다 보면 흔히 마주하게 되는 고민이 있다. 화면 내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적지 않을 때 이를 ‘하나의 화면에 다 담을지 아니면 뎁스를 하나 더 두어 두개의 화면으로 구성할지’가 바로 그 고민이다.
정보 구조 측면에서는 한 화면에 너무 많은 내용이 담기는 것이 좋지 않지만… 만약 내가 유저로 하여금 특정 ‘전환 이벤트(가령 구독 전환)’를 발생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뎁스를 추가하는 것이 더 좋지 않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뎁스가 추가되는 순간 해당 퍼널 내에서의 이탈률이 0%가 아니고서야 유저 유실이 발생할 것이 뻔하고 이는 전환률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보를 잘 구조화 함으로써 유저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더 뾰족하고 임팩트 있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전환율 증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그 효능의 크기가 이탈률의 폭보다 커야 할텐데 직관적으로 잘 설득되질 않는다. 반대로 메세지가 좀 뭉툭하고 임팩트가 덜하더라도 뎁스를 추가하지 않고 퍼널을 간소화하는 것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알라미 제품 내 프리미엄 기능과 관련된 퍼널 중 구매화면 노출 직전에 바텀시트가 노출되는 곳이 있다. 바텀시트를 통해 해당 기능이 프리미엄 기능임을 먼저 인지시키고 그 이후에 구매화면을 노출시키는 여정이다. 프리미엄 기능임을 인지시키는 것은 사실 구매화면 내에서도 가능한데 보다 뾰족하게 메세지를 전하고자 정보 구조를 한 단계 더 추가하여 바텀시트로 구현했던 것이다. 염려했던 대로 바텀시트에서 구매화면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이탈률이 80% ~ 90%에 달했다. 바로 바텀시트를 없애고 퍼널을 간소화 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싶었지만 ‘퍼널 간소화 = 구독 전환율 증진’이 필요 충분 조건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이탈률이 생각보다 너무 큰 것이 혹여나 ‘바텀시트 내에서 전달하고 있는 메세지가 너무 매력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싶었다. 하여 ‘바텀시트 내 메세지 고도화 실험’과 ‘퍼널 간소화 실험’을 각각 진행해 보았다. 두 실험 모두 목표는 구독 전환율 증진이었다. 그 결과는 제법 흥미로웠다.
 
 

메세지의 힘만으로 구독 전환율 2배...!

 
가장 왼쪽이 대조군, 우측 4개가 실험군
가장 왼쪽이 대조군, 우측 4개가 실험군
 
바텀시트 내 메세지를 더 매력있게 바꿔보았다. 메세지만 바꾸는 거라 이탈율 & 전환율에 그닥 큰 영향을 끼치진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맨 상단부터 순서대로 미국, 중국, 한국, 일본에서의 실험 결과
맨 상단부터 순서대로 미국, 중국, 한국, 일본에서의 실험 결과
 
실험 결과 미국에서는 1.16배, 중국에서는 1.5배, 일본에서는 2배 가량의 구독 전환율을 실험군에서 보였다. 특히 한국의 경우 실험군4를 제외한 나머지 실험군에서 2배 이상 큰 구독 전환율을 보였으며 실험군2의 경우 대조군 대비 2.6배까지 차이가 났다. 국가마다 결과가 상이한 부분은 ‘메세지’가 변수였던 만큼 번역이 얼마나 잘 되었느냐가 관건이었을 수 있다. 또는 이러한 바텀시트의 사용성이 국가마다 조금씩 다를 수도 있겠다.
메세지 힘 하나로 구독 전환율을 2배까지 만들 수 있다니 놀라웠다. 실험군마다 증감 편차가 있는 것은 그만큼 메세지가 중요하다는 뜻이겠다. 해당 실험에서 찾아낸 유의미한 메세지는 향후 여러 실험들에서도 요긴하게 쓰일 것 같았다. 바로 이어지는 퍼널 간소화 실험에도 해당 메세지를 구매화면 내에 녹여보았다.
 
 

퍼널 간소화로 전환율 개선이 안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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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바텀시트를 띄우지 않고’ 곧바로 구매화면을 띄워보았다. 개중에는 이전 ‘메세지 고도화 실험’에서 유의미했던 메세지들도 녹여보았다. 뎁스가 줄어들었으니 무조건 실험군이 이길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았다.
 
맨 상단부터 순서대로 미국, 중국, 한국, 일본에서의 실험 결과
맨 상단부터 순서대로 미국, 중국, 한국, 일본에서의 실험 결과
 
곧바로 구매화면을 띄웠음에도, 그래서 대조군보다 ‘구매화면 진입률’은 45~50배 개선되었음에도, 정작 구독 전환율 증진은 유의미하게 되지 못한 실험군이 더러 있었다. 미국 실험군2, 중국 실험군1이 각각 114%, 111%로 이에 해당한다. 이는 실제 수치를 보면 정말 엄청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이탈률이 심각했던 퍼널을 하나 줄였는데도, 전환율 증진이 안되었다고…?!
한편, 여기서도 한국 실험군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 실험군3의 경우 11배의 구독 전환율이 발생했다. 동일하게 간소화된 퍼널임에도 불구하고 화면 구성이 어찌되어 있느냐에 따라 실험군 간 편차도 굉장히 크다. 예를 들어, 실험군3과 실험군4는 성과에서 두배 차이가 난다. 두 실험 모두 미국과 중국은 변수에 크게 탄력적이지 않았고 한국과 일본이 유독 탄력적으로 반응했다.
 
 

교차해서 살펴보기

바텀시트 메세지 고도화 vs 퍼널 간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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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우 메세지 고도화 실험에서 실험군3이 1.5배의 개선을 이끌어 냈는데퍼널 간소화 실험에서 실험군1, 실험군2가 그에 못미쳤다. 퍼널을 한단계 간소화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의미없는 개선이 된 셈이다. 오히려 뎁스가 하나 더 있으면서 해당 바텀시트 내에서 어떤 메세지를 얼마나 임팩트 있게 소구하느냐가 더 높은 구독 전환율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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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중국과 비슷한 케이스가 발견되었다. 메세지 고도화 실험에서 실험군2가 1.16배의 개선을 이끌어냈는데 퍼널 간소화를 한 실험군2가 이에 못미치는 지표를 보였다.
 
위 실험을 통해 세부적으로도 여러 레슨들을 얻었지만 이 글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내용은 요컨대 아래와 같다.
  1. 정보 구조화를 위해 뎁스를 추가할 때에는 메세지가 보다 뾰족하게 소구되는 만큼 어떤 메세지를 소구할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는 실제로 최종적인 전환율까지 유의미하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메세지’가 변수인 만큼 현지화를 잘 고려해야 한다.
  1. 최종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뎁스를 추가하지 않고 퍼널을 간소화 하는 편이 유리하다. 하지만 퍼널을 간소화 하는 것이 반드시 높은 전환율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여러 정보를 하나의 화면 내에서 소구하게 되는 만큼, 해당 화면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최종 전환율 편차는 크게 나타나며 오히려 뎁스를 하나 더 두는 편이 전환율 측면에서 낫다는 결론에 이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결론

Q. 만약 시간과 리소스가 없다면 당신은 뎁스를 추가하고 메세지를 고도화 하시겠나요? 아니면 뎁스를 간소화 하고 합쳐진 화면 내 구성을 신경 쓰시겠나요?
A. 저는 후자를 택하겠지만, 전자에 미련이 계속 남을 것 같아요. 하여 일단 후자로 적용하고, 훗날 시간과 리소스가 생기면 이를 대조군 삼아 전자에 대한 실험을 꼭 한번 해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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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선미’s comment
이 글의 원문은 딜라이트룸(알라미) 테크 블로그에 업로드 된 “퍼널은 줄일수록 좋은걸까?”입니다.
최근에 데이터리안에서 서비스 기획을 할 때에도 똑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 더욱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퍼널 분석은 우리가 설계한 유저 경험 루트를 따라 고객들이 잘 도착하고 있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최초 유입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나누어서 살펴보는 분석 기법입니다. 각 단계를 넘어가는 것을 전환, 넘어간 비율을 전환율이라고 부르는데요. 각 단계의 전환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결국 전환율 100%를 달성하는 건 그 퍼널 자체를 없애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데이터 분석가가 생각하는 상식이지요.
하지만 이 글은 또 다른 질문을 던집니다. ‘퍼널을 없애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요?’ 웹, 앱에서 퍼널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만큼 사용자들이 결제나 중요 전환까지 다다르기까지 거치는 페이지가 적어진다는 말입니다. 이건 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사용자들을 전환까지 설득할 지면이 사라지는 것이기도 하거든요. 오히려 전환까지의 단계를 쪼개서 페이지를 만들고 각 페이지에 명확하게 소구할 수 있는 메세지를 줘본다면 어떨까요? 오히려 최종 전환율은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재미있는 질문을 던지고 데이터로 답한 경험을 공유해주신 딜라이트룸 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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