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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웹서비스처럼 만들어야 하는 이유 4가지

안녕하세요. 데이터 분석가 이보민입니다. 저는 대학생 때부터 이력서 작성하고 포트폴리오 만드는 걸 정말 좋아했습니다. 시험 기간마다 이력서 업데이트하는 게 취미일 정도였어요. 첫 회사도 잡플래닛이라는 채용 플랫폼이었고요.
저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이력서나 포트폴리오에 대한 글도 읽고 세미나도 많이 들어봤는데요. 강연을 해주시는 많은 멘토 분들이 인사담당자의 입장에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쓰고 검토하라는 얘기를 해주셨어요. 그런데 막상 이력서를 쓰려고 하니, 당시 사회생활 경험이 전무했던 대학생이었던 저로서는 솔직히 인사담당자가 뭐 하는 사람인지도 잘 모르겠고 인사담당자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때 찾아낸 방법이 “나만의 웹 서비스처럼 이력서, 포트폴리오 기획하기” 였어요. 한정된 리소스를 이용해서 최대한 적합한 지원자를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채용 과정과 웹 서비스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이 본질적으로 닮아있더라고요.
이 글에서는 이력서와 웹 서비스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이력서를 웹 서비스처럼 만들어야 하는 이유 4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신입, 경력직 관계없이 구직을 하시는 모든 분들께 도움이 될 텐데요. 그중에서도 특히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 번쯤은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력서와 웹 서비스의 공통점

쿠팡 상품 상세페이지
이력서 얘기를 하기 전에 잠깐 웹 서비스 이야기를 먼저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쿠팡 같은 웹 서비스에서 물건을 구매하려고 할 때 여러분은 어떤 행동을 하시나요? 먼저 사이트에 접속해서 필요한 물품을 검색해서 괜찮아 보이는 제품을 클릭하여 상세 페이지에 진입하죠. 그 상세 페이지에 원하는 정보가 충분히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 정보들을 토대로 구매를 할지 말지 결정을 하게 되는데요. 사실 여러분이 채용 과정에서 겪는 일도 이것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여러분이 아니라 인사담당자분들이 고객이 되는 거예요.
쿠팡 상품 상세페이지
데이터 분석가 이력서 페이지
물건을 구매할 때에도 상세 페이지를 읽어보다가 원하는 내용이 없다 싶거나, 내가 예상한 상품 정보와 다르다 싶으면 더 내려보지 않고 다른 상품을 보러 가잖아요. 이력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인사담당자들이 이력서 페이지에 들어와서 이력서를 읽어봤는데 이 포지션에 지원한 사람이 갖춰야 할 능력이 보이질 않는다거나, 너무 관계없는 내용만 한가득이라면 불합격이 되겠죠. 반대로 이력서 페이지에 들어와서 내용을 읽어보니까 필요한 내용이 충분히 있고, 이 사람에 대한 흥미가 생기면 면접을 보고 싶다고 생각할 거예요.
제가 왜 이력서를 웹 서비스처럼 기획해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이제 이해가 되시나요? 상품 상세페이지를 만들 때 고객들을 구매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는 것처럼, 여러분은 인사담당자들이 이력서를 보고 서류 합격을 결정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합니다. 되는대로 모든 정보를 욱여넣은 이력서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이력서를 볼 고객(인사담당자)의 페르소나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들이 서류 합격을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고, 각 항목을 어떤 식으로 보여주어야 설득이 될지 가설을 세워 그에 맞게 이력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이렇게 전략적으로 이력서를 쓰기 시작하면 이전보다 더 구체적으로 서류 탈락한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고, 어떤 항목이 들어갔을 때 합격률이 높은지, 어떤 내용이 먼저 보였을 때 합격률이 높은지 등 다양한 실험을 해볼 수 있습니다.

이력서를 웹 서비스처럼 만들어야 하는 이유 4가지

1. 보는 사람을 고려해서 내용을 작성하게 된다

이력서를 나 혼자 보는 문서라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정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문서를 작성하기보다는 마음 가는 대로 두서없이 작성하기 쉬운데요. 웹서비스를 만들 듯이 기획하고, 만들게 되면 구체적인 타겟 고객을 설정하게 되고, 고객(인사담당자)의 특성을 고려해서 내용을 작성하게 됩니다.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검토하는 인사담당자들은 ‘과연 실무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 지원자에게 다음 채용 과정을 진행할 가치가 있는가’를 고민하며 이력서를 읽습니다. 그런데 두서없이 작성된 이력서는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보고 싶지 않은 전혀 엉뚱한 얘기가 계속 나열이 될 가능성도 있어요. 그렇게 되면 당연히 흥미가 떨어지고 서류 합격이 될 가능성도 낮아지겠죠.
반면에 이력서를 웹서비스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제 이력서 사이트처럼 외부에 배포도 한다고 생각하면 내가 쓰고 싶은 것보다 읽는 사람들을 좀 더 고려한 글쓰기를 하게 됩니다. 내용을 구성하고 배치할 때에도 보는 사람의 입장을 좀 더 고려하게 되죠. 항목의 우선순위를 고려하는 것도 좀 더 쉬워집니다. 이렇게 고객을 위해 서비스를 만드는 마음으로 이력서를 작성하게 되면 우리의 고객인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도 좀 더 설득력 있는 이력서가 될 거예요.
보는 사람이 궁금해 할 내용을 요약하여 작성한, 데이터 분석가 이력서 경력 섹션 예시

2. 퍼스널 브랜딩을 할 수 있다

요즘은 이직이 정말 자유롭죠. 회사들이 상시 채용을 하는 경우도 많고, 특히 경력직 이직의 경우에는 채용공고에 지원을 하지 않아도 이력서나 경력을 보고 리쿠르터들이 연락을 주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저도 이력서를 웹으로 올려놓은 후 제 웹페이지를 발견한 분들을 통해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연락들을 받았는데요. 데이터 분석가를 뽑는 회사에서 커피챗 제안이나 채용 제안을 받기도 했었고요. 데이터 분석가가 되고 싶은 취준생 분의 팬 레터(?) 같은 메일을 받기도 했었습니다.
아무리 N 잡이 대세고, 퍼스널 브랜딩이 대세라고 해도 회사를 다니면서 따로 퍼스널 브랜딩을 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인데요. 이렇게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올려놓은 웹사이트를 만들어놓으면 그 자체로 경력 관리도 되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됩니다.
구글에 ‘데이터 분석가 포트폴리오’ 검색 시 상단에 노출되고 있는 이력서 웹페이지
물론 웹사이트로 만들면 바로 사람들이 내 사이트를 보러 와주고 하는 건 아닙니다. 저는 이력서를 노션으로 만들어서, 초반에 노션 페이스북 그룹 등에 제 이력서를 소개하는 글을 올려보기도 했었고요. 링크드인, 원티드, 리멤버 등 모든 채용사이트에 이력서 사이트 링크를 첨부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Google Analytics를 연결했는데 데이터가 잘 안 쌓여서, 데이터를 쌓고 싶은 마음에 웹사이트를 홍보했는데요. 이력서를 적극적으로 마케팅하다 보니 제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지 자연스럽게 알려졌습니다.
노션 이력서 업데이트 후 페이스북 노션 한국 사용자 모임에 업로드 했던 게시글

3. 이력서의 실패는 나의 실패가 아니다

취업, 이직 과정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탈락’의 경험은 어느 단계에서든 받아들이기 쉽지는 않습니다. 코딩 테스트나 면접에서 탈락하는 경우 ‘어떤 문제에서 제대로 답을 못했는데 그것 때문인가?’라는 식으로 원인을 추측해 볼 수 있는데요. 그에 비해 서류에서 탈락을 했을 때에는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것인지 그 실마리를 잡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서류에서 탈락을 하게 되면 나라는 사람에 그냥 문제가 있는 건가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서류 탈락 후에 좌절감 때문에 다시 구직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곤 하는데요. 이력서를 웹 서비스처럼 전략적으로 기획하고 만들면 이력서와 나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력서는 단순히 내가 가진 많은 면들 중에서 인사담당자가 보고 싶은 것들을 골라 넣은 것들이고, 이번에 이력서를 구성한 전략에 문제가 있어 실패가 많았다면 다른 전략을 세워보면 되는 거니까요. 그렇게 전략을 바꿔 나가다 보면 이전에 했던 실수들을 반복하지 않게 되고 점점 정교하게 내용을 가다듬을 수 있어요. 실제로도 같은 내용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합격률이나 합격 후 면접에서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예를 들어 맨 처음에는 인사담당자가 한눈에 훑어볼 수 있도록 이력서 내용을 최대한 간소화하자는 전략을 세웠었습니다. 그래서 스킬 셋에 SQL 활용능력을 ‘상중하’로만 나타냈는데요. 페이지 열람 데이터를 확인해 보니까 이력서는 확인해 보시는 것 같은데 합격률이 낮더라고요.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해 보았는데 인사담당자 입장에서는 ‘상중하’라는 지표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잡힐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다음부터는 이력서 내용을 구체적으로 작성을 해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어요. 스킬셋 부분의 설명을 ‘SQL을 이용해서 서브 쿼리, 윈도우 함수까지 자유롭게 사용 가능’이라고 수정했죠. 이렇게 전략을 수정하고 이력서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합격률은 점점 올라갔던 것 같아요.
전략을 수정하여 상세하게 작성한 데이터 분석가 이력서 스킬 상세 예시

4. 이력서를 만드는 과정을 나만의 프로젝트로 만들 수 있다

토스, 쏘카와 같은 회사들에서는 스스로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 프로젝트를 해보기를 권장하고 있는데요. 자사 서비스가 없는 컨설팅 회사를 다니고 계시거나 아직 한 번도 회사에서 데이터를 본 경험이 없는 취준생 분들이라면, 이력서 페이지를 웹 서비스처럼 만들어서 이력서 사이트에서 발생하는 사용자 행동 로그 데이터를 분석해 보는 걸 프로젝트로 만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력서를 웹사이트처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요. 노션(Notion), oopy라는 툴을 사용하면 누구든지 손쉽게 웹사이트 같은 이력서 페이지를 만들 수 있고요. 그 사이트에 Google Analytics를 붙이면 누구든 웹 서비스처럼 만들어진 이력서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데이터를 볼 수 있어요.
특히 노션(Notion)과 GA4(Google Analytics의 최신 버전)의 경우 데이터 분석 실무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툴인데요. 이런 툴을 한번 도 안 써봤다고 하는 지원자보다는 이런 툴들을 직접 사용해 본 지원자가 조금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건 당연하겠죠?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하신 분들은 이력서를 나만의 웹사이트처럼 만들어보고 그 데이터로 프로젝트를 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예요. 요즘은 데이터 분석가들만 데이터를 보는 게 아니라서 마케터, 기획자분들도 이력서를 이런 식으로 만들면 데이터 활용 능력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운영하는 이력서, 포트폴리오 사이트는 인터넷에 상시 오픈되어 있는데요. 하루에 약 10명에서 30명 사이로 꾸준히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최근 1년 사이에 트래픽이 가장 높았던 날엔 87명이 제 이력서를 보러 들어왔네요.
2022년 1월~2월 포트폴리오 사이트 UV (Google Analytics UA 버전으로 측정 됨)
트래픽을 그냥 확인하는 건 사실 의미가 크진 않죠. 이번에 구글에서 새롭게 내놓은 Google Analytics의 새로운 버전 GA4를 사용하시면, UA(Universal Analytics)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데이터를 보다 더 쉽게 확인하실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아래 사진의 예시에서처럼 최근에 이력서 페이지에 방문한 사람들이 어떤 경로(구글 검색, 링크드인, 유튜브 등)를 통해 페이지를 방문했는지를 알면, ‘퍼스널 브랜딩을 위해 내 이력서를 어디에 더 노출하는 게 좋겠다’, 또는 ‘어느 곳에서 갑자기 방문이 많아졌는데 왜 그런지 한번 확인해 보자’ 등등의 노출 전략을 세울 수 있어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이렇게 데이터를 직접 뜯어보는 경험은 직군에 관계없이 기본적인 데이터 활용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겁니다.
GA4에서 확인한 이력서 웹 페이지 첫 사용자 유입 소스/매체

실제 현업 데이터 분석가의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보고 싶다면

제 이력서 외에도 실제 현업 데이터 분석가의 이력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직접 보고 싶은 분들은 이전에 민주님이 작성해 주신 “데이터 분석가로 직무 전환할 때 내가 이력서를 쓴 방법” 블로그 글도 함께 읽어보세요.
이보민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리안 강의 기획자, 레몬 러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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